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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의 어부

Chocolateking
2015년 11월 11일
1분 분량

해수욕장 저 멀리 밀물 때는 보이지 않던 굴 양식장이 나타나고 모래사장에 세워져있던 경운기에 주인이 나타난다.

그 광경을 우연히 본 아내가 다급하게 나를 부른다.

오빠! 아저씨 왔어!

아침에 혼자 아이를 안고 사구 구경 갔다가 해무 사이로 홀연히 등장한 경운기를 쫓아 긴긴 신두리 해변을 통으로 가로질러 뒤쫓던 나는 품안의 아이로 인해 경운기가 멈추기까지 100미터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 사연을 들은 아내는 이 상황이 내가 애타게 찾던 상황임을 알고서 나가서 찍으라고 재촉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해무도 그치고 빛도 않좋아졌고 무엇보다도 아침에 힘들게 삼십분을 뒤를 쫓고서도 사진 한 장 못박은 것에 약이 올라 시큰둥했다.

그런데 또다시 아내가 부른다.

오빠, 아저씨 경운기 타고 바다쪽으로 가시는데도!

그제서야 일어나서 살펴보니 혼자도 아니고 두 명이 바다로 나가는 폼이 분명 작업이었다.

마음을 바꾸는데는 잠깐, 나는 물려있던 서른컷 남은 필름 외엔 여분의 필름도 못챙긴 채 카메라만 들고 뛰었다.

바로 전 날 난데없이 해변에 나타난 말을 보고 뛰었는데, 아 이번 휴가는 참으로 엄청난 체력전이구나.

해변의 특징은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막상 걸어보면 생각보다 항상 멀고 오래걸린다는 것.

한참을 뛰어 헉헉대며 쫓아온 내게 아저씨들은 흔쾌히 촬영을 허락하셨다.

이렇게 나는 해수욕장에서 민어를 잡는 신기한 갈릴리의, 아니 신두리의 어부들을 찍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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