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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 Chocolateking
  • 2019년 5월 30일
  • 1분 분량


멋진 편곡으로 세련된 촌스러움 이란 컨셉을 잘 살린 잔나비의 곡들 중에서도

she는 정말 하루종일 듣고 다닌 날이 있을 정도(난 이런 곡이 많긴 하다;;)였지만,

그럼에도 그 가사는 뭐랄까,

애들이 아직 어려서 생각이 짧다고만 하기엔

그 속에 가부장적 사고, 남성 중심적 사고가 너무 짙게 배어나왔는데,

자신 인생의 전부라는 가사 속의 그녀는

지친 나를 감싸 안아줘야 하고,

나를 반겨줘야 하고,

천사 같아야 하고,

미소를 지어야 하고,

무지개가 떨어진 곳처럼 흥미로운 곳을 찾아내야 하고,

여전사처럼 앞장서서 나를 안내해줘야 하고,

나를 편안하게 쉬게 해줘야 하는 존재다.

이런 가사가 아름다운 멜로디와 멋진 뮤직비디오에 포장되어 전달된다는 것은 위험하다.

잔나비 멤버의 학교 폭력사건에 내 눈길을 끈 것은

그런 폭력배가 이렇게 아름다운 가사를 쓰고 노래를 만들다니, 라고 쓰여진 댓글이었다.

she의 노랫말 결코 아름답지 않기에 학교 폭력보다 더 위험하다.

반대로 에코의 ‘행복한 나를‘이란 노래는

나중에 가사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는데,

원래 가사는

“매일밤 집으로 돌아갈 때 그 곳에 네가 있다면

힘든 하루 지친 니 마음이 내 품에 안겨 쉴텐데“

인데 나는 “지친 내 마음이 네 품에 안겨 쉴텐데”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어쩌면 잔나비의 she가 내 귀에 특별히 더 거슬렸던 것도

실은 내가 그런 가부장적, 남성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내가 되기 위해 필요한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잔나비의 she가 아니고

우리집에 실제로 존재하는 she를 편히 쉬게 해주는 내 안의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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