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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아빠한테 인사하라는 엄마의 말에 아이는 못들은 척하며 아빠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빠의 출근이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럴 이유가 없을텐데 그만큼 아빠의 출근이 싫은 거다.

"happy birthday to you", from wife.

바다에 가면 Weezer나 Koop 같은 거 틀어놓고 그늘에 누워 에이드나 좀 마시고 낮잠도 자고 그럴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카메라에 모래 들어갈까봐 벌벌 떨며 제대로 앉지도 못함.

"엄마랑 더 놀고 싶었어. 그래도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거야" 지난 월요일 어린이집 앞에서. 아이에겐 엄마와 노는 것 이외의 모든 것이 (어른으로 치면) 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눈물나는 21개월의 시작.

이 아이의 유별난 아빠는 아이가 19개월에 들어서자마자 아이의 결혼식을 미리 구상해놓았으니, 식은 나의 기타반주에 아내가 부르는 My Romance로 시작하여, 무심코 someday my prince will come으로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월요일 출근길, 주말에 입었던 자켓 주머니엔 아이에게 주었던 젤리 봉지가 그대로 들어있고, 휴대폰엔 지난 주말의 아이가 그대로 들어있다.

아이를 조금 일찍 어린이 집에 보내는 것에 대해 양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무엇이 옳고 그리고의 문제는 아니나, 양가의 그 반응이 양가의 가풍이나 가족 구성원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또 이렇게나 친가와 외가의 다른 가풍에서...

아빠에겐 잘 안해주는 뽀뽀를 받기 위한 제일 쉬운 방법은 아이 앞에서 아내와 뽀뽀를 하는 것이다. 그럼 아이는 재미있어 하며 뽀뽀를 해준다. 어제는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면서 방문 서비스를 해준 보일러 AS기사에게 고마워 내가 현관에서 인사를...

고맙습니다.

분명히 가르쳐준 적이 없는 걸 알고 있거나 한다.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아이들은 늘 오감으로 세상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워진다. 유전자는 DNA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듣고 싶은 목소리지만 회사에서 아내에게 전화가 올 때면 통화버튼을 누르기까지 그 짧은 시간에도 걱정이 먼저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기도가 부족한 요즘.

사랑하는 한 여자로 인해 또다른 사랑하는 여자는 점점 야위어만 간다. 그래도! 머리는 다시 많이 났더라.

말 잘 듣고 있어, 엄마 오늘 생일이니까.

"크면서 점점 더 엄마 닮아가네~" 아직가지 못들은 제일 듣고 싶은 소리다. 나는 닮았던 한 때만으로도 족하니까.

돈이 뭐에요? 라고 물으면 자유를 얻기위해 필요한 것이라 답해줄 것이다. 따라서 그 반대로 사는 것, 그러니까 돈을 벌기 위해 자유를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란 당부와 함께. 그러나 자신은 없다. 자식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삶에서 배우기 때문이다.

저는 물론 딸바보이자 아내바보 입니다. 하지만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자식사랑을 생각해보십시오. 하나님은 얼마나 바보입니까. 하나님의 바보 같은 사랑에 비하면 저야 아무것도 아니지요.

여행준비는 낼 입을 아이의 옷을 코디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언제까지 아이의 옷을 부모가 직접 고른 것으로 입힐 수 있을까. 문득 품안의 자식에서 그 품안이 그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돌잡이에서 엽전을 잡고 웃었던 아이는 지금 돌앓이를 하고 있다. 인파선이 붓고 감기가 걸려 열이 심하다. 아프다. 하지만 진짜 아픈 아이들을 우린 소아병동에서 많이 보았다. 감기처럼 잠시 앓다가 곧 낫는 병이 아니라(감기가 아무것도 아닌 가벼운...

아이가 커서 동해와 서해를 구분할 수 있을 때즈음 어느 바다를 더 좋아하게 될지 아빠는 그런 게 궁금하단다. 이제 서해에 가보자.

아이와 함께 있다보면 평소엔 못듣던 소리를 듣게 된다. 그건 우리 아이가 특별히 귀가 밝아서가 아니다. 아이들은 크건 작건 모든 소리에 귀를 귀울이며 공평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 점이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사는 어른과 큰 차이점이다. 세상은...